Thursday, March 28, 2013

커리큘럼

요즘 학교에서 청각재활을 가르치고 있다. 일주일에 세 번 수업이 있는 과목인데, 지도교수님이 자비를 배풀어 주셔서 일주일에 한 번, co-instructor 자격으로 가르친다. 벌써 몇 번째 수업인데 아직도 영어할 때는 뇌와 혀가 풀어지지 않는다. 참 괴로운 일이다.

청각재활 수업할 때, 귀의구조와 그 기능에 대해서는 거의 처음 한 두번째 정도의 수업에서 가르치게 된다. 귀는 일단 세 구조 (외이, 중이, 내이)로 나뉘고, 외이는 귓바퀴와 외이도에서 소리를 모으고 공명을 통해 소리를 증폭하는 일을 한다. 중이는 고막과 이소골이라는 작은 뼈들이 있어, 소리를 기계적 에너지로 바꾸어 내이로 전달한다. 내이에는 림프액이 들어있어 중이에서 전달된 에너지가 림프액을 흔들고, 이 흔들림이 내이에 있는 hair-cell들을 움직여 전기반응을 형성하고, 이 전기적 자극이 청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된다. 내이에는 달팽이관과 세반고리관이 있고, 달팽이관에 있는 hair-cell들은 한 번 상하게 되면 회복시킬 수 없어 영구적 청각장애를 가지게 된다. 이것이 간략한 설명인데, 그래도 좀 어려운 내용 아닌가?

출처: http://www.soundonsound.com/sos/mar11/articles/how-the-ear-works.htm 


















그림이 이뻐서퍼 퍼왔다. 하여튼, 나도 석사때 이딴것들 영어로 외우느라 힘 좀 썼다. 청각학 교수님들이 안 계셔서 이비인후과 교수님한테 배워서 의사들이 배우는 생리학도 배우고 그러느라 지금은 기억 안 나는 그런 것들도 많이 배웠다. 그런데, 초등학교 2학년인 토토로조카양이 어느 날 오더니, "아아, Middle ear에 eardrum, hammer (malleus), anvil (incus), stapes 있는 거고, inner ear 에 cochlea 있는 거 맞죠?" 그런다. "앗, 너 어떻게 알았어?", "요새 학교에서 배웠어요." ..................................................

요즘 학교 커리큘럼이 어떻게 된건지... 내가 귀 속을 배운 것은 아무리 빨라도 중학교 생물시간 정도? 미국 커리가 이상한 건지, 우리 딸네미네 커리가 이상한 건지, 아니면 선생님은 그냥 지나가는 이야길 했는데 엄마가 맨날 쳐다보고 있는 그림이라 토토로조카양이 관심있게 들은 것인지... 알 길이 없다. 그러다 문득 드는 생각이 나는 지금 대학에서 애들한테 초등 2학년 과정을 가르치고 있는 건가 싶어지기도 하는 것이...........

벌써 6년째 살고 있는데,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구나 싶다. 전체 교육의 커리큘럼 정도를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게 배우는 아이들이 얼마나 배웠고, 무엇을 알고 있는가를 알지를 못하겠다. 또 다른 아쉬움이 남는다.